99.7.15.목.맑음

어제 늦게 잔 덕에 일찍 일어날 수는 없었지만, 오늘 일정은 많이 여유있는 편이었다. 오늘 일정의 시작은 바티칸 시국. 오늘 저녁에 야간열차를 타고 스위스로 이동해야했기에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테르미니 역에 맡겼다. 그 후에 바티칸으로 갔지.
미리 바티칸에 갔다 온 친구의 말에 따라서, 긴바지에 깔끔한 차림으로 입고서 바티칸 박물관(L 12,000, 학생할인)으로 향했다. 박물관에서 싼 삐에뜨로 대성당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어서 동선을 줄일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바티칸 박물관도 마찬가지로 입구가 공사중이었다. 박물관에 들어가긴 했는데, 갑자기 가이드북에 있는 지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첨에 제대로 갔는데 그걸 모르고 그 안에서 무지하게 헤맸다. 바부바부. 결국 길을 제대로 찾아서 이것 저것 구경을 하고, 바티칸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씨스티나 예배당의 천지창조를 보았다. 5번째 그림 아담의 창조를 보며 아~~ 저게 그 유명한 그림이구나 하고 감탄을 하고서, 사실은 여기에 성당으로 가는 작은 문이 있다는데 감탄만 하고 계속 갔다. 씨스티나 예배당은 박물관 관람의 거의 마지막 코스였는데 가다보니 출구가 나오는 것이아닌가. 흘. 내가 박물관을 먼저 간 이유가 바로 그 성당으로 이어지는 곳이 있어서인데 이대로 박물관을 나갈 수는 없었다. 남들이 구경하는 방향 반대로 걸어가다보니 중간에 경찰이 잡았다. T____T 거꾸로 갈 수 없다면서 박물관을 나가서 가라나??
하는 수 없이 나와서 벽타고 싼 삐에뜨로 광장까지 걸어가는데 나의 바부같은 모습에 화도나고, 덥기도 하고 그랬다.

싼 삐에뜨로 광장에 도착하고서, 일단 실망을 했다. 왜냐면...... 여기 또한 공사중이어서 싼 삐에뜨로 대성당 전면이 다 막혀져 있었다. T__T 나는 성당 갔다왔는데도어떻게 생겼는지 몰러. 흑. 정말 공사때문에 전면이 가려져 있는 건물을 만나면 사실 화가 난다. 음냐. 반원형의 회랑을 보았다. 기둥이 두개인데 어느 한 점에 서면 기둥이 하나로 보인다고 들었다. 어디인가 두리번두리번 거리는데 특별히 어떤 안내의 글은 없었다. 바닥에 커다란 점이 몇개 찍혀있었다. 약간 의심스러운 점이 있어서 그곳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순간, 기둥이 점점 모여들더니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의 느낌. 건물이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정말 대단한 건축가라니까. 지금 사진으로 보아도 그때의 느낌이 되살아난다. ^^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삐에타 부근도 공사중이어서 가까이 갈수 없었다. 멀리서 바라본 후에 삐에뜨로의 발도 한번 만져보고 이것 저것 살펴보았다. 돔이 너무나도 멋있었다.

바티칸 시국에서 엽서를 보내면 받은 사람 좋다고 해서 일부러 그 곳 우체국에서 엽서를 쓰고 집으로 부쳤다. 이 곳은 우체국을 상업적으로 이용해서 그런지, 그 작은 바티칸 시국에 우체국은 여러개 있었다. 이 안에서 좀 기분 나빴던 일은, 나는 취미가 우표 수집이어서 바티칸 시국의 우표를 종류별로 좀 사고 싶었는데.. 파는 사람이 귀찮아서 그런지, 우표를 종류별로 팔지 않았다. 단지 어느 나라요..라고 말하면가격에 맞는 표를 줄 뿐이었다. 우표 종류별로 파는 일이 힘들다해도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정말 화가 났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바티칸 시국 입구의 근위병을 안보구 왔다. --; 옷도 무지 이쁘더만, 왜 거기서 근위병 보러 갈 생각을 못했는지. 나는 정말 바부인가부당. 흘~~ 우표때문에 화가 나서 아무 생각없이 바티칸 시국을 나와서 그랬나부다...--;

광장에서 앞으로 쭉 걸어나오니 천사의 성이 보였다. 사실은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오늘 여행의 마지막 날이고, 바티칸 박물관이 좀 비싸서 돈을 내고 나니까 천사의 성(L 10,000)에 들어갈만한 돈이 없었다. 으그..불쌍하지. -- 그래서 못 들어갔다.
비록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 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 어제 갔던 나보나 광장으로 갔다.

오늘 여행의 포인트는 바티칸 시국이었기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상당히 많았다. 쇼핑을 좀 해볼까..하는 마음으로 환전을 하고 트레비분수 근처에서 파스타를 먹었다.좀 좋은데를 가야하는데..--;;; 그냥 좀 싸길래 들어갔다가 얼마나 맛이 없던지.
으윽. 파스타..생각하기도 싫지만 다시 한번 먹어보고 싶다. 정말 어떤 맛이 맞는건지..--;;; 오죽하면 그걸 남기고 왔을까. 친구랑 둘이 슈퍼가서 2L짜리 환타사서 정신없이 마셨다. 이게 뭔가. 불쌍하게스리....

트레비 분수. 다시 봐도 멋지다. 하지만 주변 경관은 정말 달랐다. 스페인 계단 부근의 쇼핑가로 갔다. 가죽제품이 좋다길래 아빠드릴 벨트나 하나 살까..했는데 스타일이 틀려서 살만한게 없었다. 계속 구경하며 다니다가 전에 만났던 사발면 들고있던 두 남정네를 길에서 또 만났다. 하하. 로마까지 같은 기차를 타고 오기는 했지만또 만날 줄이야. 정말 신기하기도 하지. 쇼핑하려고 일부러 환전까지 했었는데도 불구하고 쇼핑을 하지 못했다. 아니 했구나...아이 쇼핑. 흐흐  

역으로 돌아와서 저녁에 스위스의 수도 베른행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이태리에서의 마지막 날. 날씨가 좋아서 좋긴 했지만, 쇼핑을 안해서 리라가 많이 남았었다. 나중에 모두 스위스에서 바꿨다.
Posted by 유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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